Post #62 “은퇴”


[요 21:17-19]"17예수께서 가라사대 내 양을 먹이라 18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젊어서는 네가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치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19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 이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요새는 사람들이 100세 아니 그 이상을 바라보며 살게 되면서 65세가 되면 자동적으로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은퇴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어떻게 은퇴하느냐이다. 특히 크리스챤에게 있어서 은퇴는 새로운 계절(New Season)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을 마치고 멈추는 때, 죽을 때를 기다리는 때가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Season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구해야 할 때이다.

주님은 베드로에게 3번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질문하신다. 주님은 이 질문을 통해 베드로로 하여금 수치를 느끼도록 정죄감가운데 고생 좀 해보라고 물으신 것이 아니다. 주님은 그를 회복시키시고 베드로가 그동안 눌려 있던 정죄감으로부터 자유케 해 주시고자 하신 질문이다. 베드로는 처음 두 번은 다른 함께 있던 6명의 제자들을 의식하는 가운데 pretend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라고….. 그러나 3번이나 끈질기게 물어보시는 주님께 드디어 그는 “나는 정말 주님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주님을 사랑하고 싶은데 너무나 연약합니다. 도무지 제 힘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도와주십시요…” “마치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합니다” 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베드로는 마침내 울음을 터뜨리며 주님께 눈물 콧물을 흘리며 근심 가운데 주님께 정직한 세 번째 대답을 한 것이다. 그런 고백이 있은 후 주님은 그의 부르심을 확인시켜 주신 것이다. “내 양을 치고 먹이라고…”

주님의 사명을 맡는 자가 되는데 있어서 가장 먼저 있어야 할 일은 내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죄인인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 자격 없는 우리에게 주님은 “내 양” 즉, 주님의 목숨과 바꾼, 주님의 목숨과 다를 것 없는 소중한 양들을 맡겨 주신다는 사실이다. 베드로의 이야기를 볼 때 주님의 부르심은 나의 어떤 자격이나 학위나 자격증이나 가진 것에 상관이 없음을 알게 하신다. 오직 부르심과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믿음으로 부르심이 있게 된다. 베드로는 주님의 수제자로써 주님과 3년 동안 사역 가운데 동참했으며 주님이 세 제자만 데리고 가는 특별한 곳에 언제나 끼어 있던 자로써 자신만만하게 주님과 함께 열심히 사역에 동참했던 제자였다.

그런데 주님은 그런 베드로를 젊은 사람이라고 표현하신다. [18절—네가 젊어서는….] 젊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자기 마음대로 스스로 행하는 자이다. 자기의 유익을 위해 사는 자이다. 말로는 주님을 위한다고 하지만 속사람의 깊은 곳에서는 자신만을 위해 살고자 하는 욕심 가운데 애쓰는 자이다. 자기가 옳다고 여기고 자신의 뜻을 주장하는 자이다. 말씀에 의하면 “스스로 띄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그런데 주님은 진정한 제자, 주님이 주신 부르심을 감당하는 자가 되기 위해서는 “늙어서는” 즉, 늙은 제자가 되어야 할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늙었다 라는 단어는 원어로 obsolete, weak and useless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즉 세상에서 늙은 사람은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사람이다. 예전에는 부모가 늙어 쓸모없게 되면 고려장이라는 풍속을 통해 버리기까지 했던 적이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이나 힘이 없는 자이다. 다른 사람에게 팔을 벌려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사람이다.

주님이 말씀하시는 늙은 제자는 주님께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모든 것을 없이하고 포기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주님은 간혹 “모든 것, 전부”를 말씀하신다. 이것은 글자 그대로 모든 것이 아니라 우선권을 말한다.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를 점검하게 하는 말이다. 그래서 주님은 부자청년에게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말씀하시지만 그 부자 청년은 비록 율법을 잘 지키는 모범생이었지만 그의 마음은 자신이 소유한 재물에 있는 우선권 포기하고 주님께로 그 우선권을 옮기는 결단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베드로는 젊었을 때 힘이 넘치고 의욕이 많은 제자로 스스로의 agenda를 위해 살아오다가 주님을 3번이나 배반하는 실패를 경험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이었지만 이제 주님을 만나 자신의 연약함을 깨닫고 스스로는 절대로 주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주님께 의탁한 늙은 제자로 변화되어 가기 시작한 것이 갈릴리 바닷가에서 주님을 만남을 통해 시작된 New Season인 것이다.

나의 은퇴 이전의 삶이 젊은이의 삶이었다면 그 시간은 늙을 때를 위해 준비할 시간이라 하신다. 만일 내가 나이가 젊고 힘이 넘치는 때를 살고 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내려놓고 버리고 포기하는 비결을 터득해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 할 수 없는 자, 주님을 의지하는 만큼만 할 수 있는 자로 거듭나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은퇴할 때,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계절을 제대로 맞을 준비가 없는 자로 맞이할 수 밖에 없다.

은퇴를 앞든 사람들에게 주님은 “늙은 제자”가 되라신다. 그래서 세상에서 유능하다 또는 지혜나 능력을 소유한 젊은이가 아닌 주님을 의지해야만 하고 주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라신다. 바로 그런 사람을 주님이 쓰시겠다 하신 것이다. 그래서 은퇴를 계획하는 사람들은 “내가 주님을 위해 무엇인가 하겠습니다” 라는 고백 대신 “주님 내가 여기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원대로 이 남은 여생을 살기 원합니다”의 고백으로 나아오기를 원하신다. 그 때에 주님은 어떻게 할 바를 알려 주실 뿐 아니라 우리에게 능하게 하시는 은혜로(Enabling Grace) 임하셔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자로 우리를 세우실 것이다. 아멘.